November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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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삼나무거리》에서

Date: 19/07/2020 | Source: Sogwang.com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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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애

섭씨 30℃를 넘어서는 무더운 여름철이다.

저녁녘 상쾌한 마음으로 창광원을 나선 나는 곧바로 집쪽으로 나진 천리마거리쪽으로 들어서지 않고 한참이나 에돌아 가는 다른 길쪽으로 들어섰다.

창광원에서 훤히 바라보이는 신서다리에서부터 동성다리에 이르는 길에는 수삼나무가 무성하여 언제부터인가 나는 이 거리를 《수삼나무거리》라고 자칭하고있다.

천리마거리쪽에는 주로 은행나무들이 무성하여 은행잎이 누렇게 물든 가을거리가 황홀하다면 무더운 여름철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게 수삼나무가 빽빽히 늘어선 《수림길》이 더 좋아 즐겨 이 길을 걷군 하는것이다.

그러고보면 내집주변에는 계절마다 즐겨 걷는 《은행나무거리》, 《수삼나무거리》, 《아카시아나무거리》도 있는셈이다.

아득히 솟아오른 푸르른 수삼나무를 올려다보며 그 아래를 걷느라니 문득 이 나무가 몇십년쯤 살았을가 하는 생각이 갈마들며 뒤이어 수삼나무에 깃든 하많은 사연이 어려왔다

아득한 6만년전 우리 나라를 비롯한 지구의 북반구에 무성했던 수삼나무는 그후 지각의 변화로 하여 화석으로 묻혀버린채 오래동안 그 종적을 찾아볼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1940년대에 중국의 사천성에서 이 희귀한 나무가 처음으로 발견되였다.

조국해방전쟁이 한창이던 때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은 이 희귀한 나무를 화분에 심어 어버이수령님께 선물로 올리였다. 

수령님께서는 전화의 불길속에서도 그 수삼나무를 애지중지 가꾸시였고 전후에는 저택정원에 옮겨 키우시면서 우리 나라 기후풍토에 적응시키시였다.

그때 저택으로는 임록재를 비롯한 식물학자들이 자주 드나들었는데 그들조차도 이 희귀한 나무를 처음엔 미처 알아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문헌조사를 통해 최고사령부창가에서 전쟁을 이겨내고 조선의 기후풍토에 적응된 이 희귀한 나무가 수삼나무라는것을 알게 되였을 때 임록재를 비롯한 식물학자들의 놀라움은 너무도 컸다.

그들은 오직 한그루밖에 없는 위대한 수령님 댁의 그 뜻깊고 귀중한 수삼나무아지를 잘라 식물원에 뿌리를 내리게 하였고 마침내는 많은 수삼나무모를 자래워 1966년부터는 온 나라의 곳곳마다에 심게되였다.

아마도 내가 즐겨 그 아래를 걸으며 그 푸름과 싱싱함, 아름다움에 한껏 취하군 하는 이 거리의 수삼나무들도 그 나무들이리라.

아직은 평양이 오늘같지 않았고 나또한 세상에 태여나지도 않았던 바로 그때에 이미 조국의 미래를 확고히 담보하며 지심깊이 뿌리내린 푸르른 수삼나무.

그 그늘아래서 무랍없이 웃음짓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름드리 수삼나무는 오늘 마치 속삭이는듯 싶다.

평양의 수려함은 전화의 불길속에서 마련된것이라고.(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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