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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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집이란…

Date: 18/07/2020 | Source: Sogwang.com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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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서재에서 한참이나 일을 보던 나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신선한 밤공기가 나를 포근히 감싸주었다.

나의 집에서는 내가 사는 려명거리의 풍치가 한눈에 안겨온다.

려명거리의 야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 집에서 산지도 퍼그나 되였지만 아직도 거짓말같다.

평범한 과학자에 불과한 내가 이런 궁궐같은 집에서 살고있다니…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집이란 무엇일가.

오래전 할아버지가 어린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준적이 있다.

옛날엔 네 귀에 기둥을 뻗친 무너져가는 초가집이 고작이여서 송아지동무들과 강에서 미역감고 돌아오다가 집을 지날 땐 집에 놀라오라고 말하기도 창피해 얼굴을 돌리군 하였다고, 해방후에 송진내나는 새 집에서 처음으로 조국의 고마움을 알았다고…

나는 태여나자부터 화려한 방안과 가구들을 보며 자랐다.

그런데 그 사랑도 부족한지 나라에서는 아직 나이도 젊고 평범한 과학자인 나에게 세상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눈부시고 번쩍이는 이런 집을 또다시 안겨주었다.

우리 집을 방문하였던 외국인들이 이런 집을 무상으로 받았다는 현실이 너무도 믿어지지 않아 눈만 슴벅이던 모습이 아직도 나의 기억에 생생하다.

집이란 무엇인가.

집이란 결코 눈비와 바람을 막아주는 단순한 개인의 안식처나 안일한 요람만이 아니다.

우리모두가 조국을 진정 알게 하는 품이며 조국에 대한 사랑이 시작되는 따뜻한 품인것이다.

어린시절 말못했던 할아버지의 몫까지 합쳐 나는 만나는 누구에게나, 아니 온 세상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하고싶다.

려명거리의 번쩍이는 저 집이 내가 사는 집이라고, 그러니 놀러들 오라고…

그리고 궁궐같은 높은 집들이 치솟은 저것이 우리 조국이라고, 인민이 주인된 우리 조국이라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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